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팬질/그밖에

악플 반박

willow77 2023. 4. 24. 23:07

다가오는 어린이 날, 2019-2020 시즌 메트에서 올리려다 코로나로 엎어져 장장 3년 넘게 묵혀 있었던 이보 반 호브(Ivo Van Hove) 연출의 돈 조반니가 드디어 메트에 올라간다. 당시에 메트에서 얼마나 힘을 줬냐면 타이틀 롤에 마테이, 레포렐로에 제라드 핀리, 엘비라에 이사벨 레너드, 체를리나에 박혜상이었고 2011년 개혹평 받았던 메트발 돈 조반니 뉴프로덕션을 덮을 프로젝트였다. 캐스트는 마테이 빼고 다 바뀌었는데 암튼 덕분에 마테이는 4월 초부터 메트에 와서 열심히 연습 중이다. 그리고 오늘 2막에 부르는 아리아 ‘deh vieni alla finestra’ 리허설 클립이 메트 SNS에 올라왔다.
 

Instagram의 The Metropolitan Opera님 : "In less than two weeks, acclaimed baritone Peter Mattei reprises his signature portray

6,309 likes, 168 comments - The Metropolitan Opera (@metopera) on Instagram: "In less than two weeks, acclaimed baritone Peter Mattei reprises his signature portrayal of the t..."

www.instagram.com

 
역시나 검정티에 검정바지 익숙한 차림에 개후리한 모습으로 나오셨는데 간만에 올라온 클립이라 그런지 인스타에 댓글이 꽤 많이 달렸다. 근데 그중에 상당히 많은 추천을 받은 댓글 중 하나가
 

‘몬테베르디의 돈 조반니임?’
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…. 댓글 안에 마테이 팬들이 워낙 많아서 악플 달릴 때마다 키배 벌어졌는데 많은 선플들 가운데서도 몇몇 혹평이 있었다.
 

‘돈 조반니 말고 옥타비오 같네’=이건 마테이 단골 악플 ‘테너세요?’랑 비슷한 결로, 이런 댓글도 있음.
 

 
맨날 하는 소리인 목소리 Weak하다 이건데 진짜 마테이 음색 좋은 거 때문에 성량 후려쳐질 때마다 맴찢ㅠ… 마테이는 절대로 성량이 Weak하지 않아요. 아래는 2007년에 했던 세비야의 이발사 중 플로레즈와의 이중창인데, 뭐 시간이 상당히 오래 지난 영상이긴 하지만 보면 플로레즈에 절대 안 뒤지고, 플로레즈 음색도 워낙 좋다 보니 둘이 이중창 찢는 모습을 볼 수 있음.
 
 

 
2017년에 했던 피가로가 저정도 폼은 안 나왔지만, 이거뿐 아니라 최근에 했던 돈 카를로 초반에 나오는 테너 이중창, 베이스 이중창에서도 목소리 예전 그대로구 오히려 상대방 목소리를 마테이가 덮고 그 넓은 메트 안을 다 채울 정도로 뻐렁친다구ㅠ.
 

 
이건 2014년 했던 탄호이저 울프람 아리아 ‘O du, mein holder Abendstern’. 베이스 바리톤들이 부르는 것보다는 목소리가 덜 묵직하게 들릴 순 있지만, 느리고 높낮이 변화가 크게 없는 아리아임에도 불구하고 곧게 잘 들리고 음색은 쩐다.
 
그리고 돈 조반니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솔직히 저 아리아를 힘있게 부르는 게 뭔지 당최 모르겠음. 수많은 영상물을 봤지만, 저 아리아 부르는 걸 인상깊게 본건 작년 대구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생눈으로 본 돈 조반니랑 유튜브에서 봤던 만돌린 셀프로 연주하면서 부르는 용자 바리톤 정도? 그도 그럴 것이 오페라 자체에 타이틀 롤한테 좋은 아리아가 없을뿐더러 저건 세레나데인데 대체 얼마나 큰 성량으로 부르길 바라는 건지 참; 차라리 마제토 팰 때 부르는 ‘Metà di voi qua vadano’나 샴페인송을 가지고 와서 뭐라고 하던가.
 
오히려 저 영상 속 마테이의 문제는 성량이 아니라 이상한 뽕삘이다. 원본에 없던 바이브레이션을 넣질 않나. 리허설이라 그런건지 힘없는 공기 소리도 거슬리고 20년 전쯤 하딩이랑 했던 영상물의 기시감이... 말미에 저 분위기도 리허설이라 그런거겠지? 내가 다 어색해서 소름이 돋네. 본 공연 때는 저렇게 부르시면 안돼요...ㅠ
 
5월 5일 개막하는 돈 조반니는 20일에 전 세계 극장 개봉이 예정돼 있다. 우리나라에선  9월 12일에 메가박스에서 개봉함. 2017년 예브게니 오네긴 이후 오랜만에 국내 극장에서 볼 수 있게 된 건데 그땐 팬 아니었어서 몰랐으니 이번엔 꼭 큰 화면으로 봐야지. 젭라 실수없이 잘했으면 좋겠다. 인터뷰 보니까 본인은 카메라 없을 때 잘한다던데.
 
 

 
메트 돈쥐가 9월에 한국에서 상연할 때 마테이는 바스티유에 가서 또 돈 조반니를 하신다. 2008년 잘츠부르크에서 말트먼, 슈로트 캐스트로 올렸던 클라우스 구스(Claus Guth) 프로덕션으로 산 속을 배경으로 돈 조반니가 총에 맞으면서 시작하는 특이한 설정 덕에 꽤나 흥해 여기저기서 올렸었다. 타이틀롤이 셔츠 반쯤 탈의하고 나오는게 특징인데 어르신이 그 연출 그대로 하실 것 같진 않음. 처음에 카일 케텔센(Kyle Ketelsen)이 레포렐로로 나오는 줄 알고 웬열했는데 더블 캐스트였다. 케텔센은 피사로니 만큼 태생이 레포렐로인데 마테이랑 같이 나오는 게 아니라니 아쉽다ㅠ. 여기서도 체를리나는 잉 팡(Ying Fang), 엘비라는 가엘르 아르퀘즈(Gaëlle Arquez)로 2012년 이후 바스티유에서 오랜만에 마테이랑 재회한다. 정말 커리어 끝까지 돈 조반니를 계속 하시려나보다……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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