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떡볶이 코트를 입은 본문
2009년의 피터 마테이. 스톡홀롬 새해 전야제 행사 때 스웨덴 전역에서 했던 방송 클립인가 본데 업로더에 따르면 이날 날씨가 영하 10도였단다. ㅋㅋㅋ 굳이 게시물에 ‘in minus 10 degrees centigrade.’라고 써 놓은 게 웃김 ㅋㅋㅋㅋ. 스톡홀롬 겨울 평균 최저 기온이 영하 3도던데 더 추웠던 해였나보다. 옷은 나름 따뜻하게 껴입은 거 같은데 목이 너무 휑해 목도리라도 감아주고 싶다. 귀요미 코트 입고 빨개진 코랑 볼, 눈물 고인 채 노래 부르는 게 킬포. 아니 춤추는 아이돌도 아니고 목소리로 승부하는 중년의 오페라 가수한테 한파주의보 날씨에 야외에서 노래 부르라는 게 제정신인가 묻고 싶다능. 독감이라도 걸리면 어쩔라고. 다행히 생목은 아니고 야외라 마이크 차고 부르긴 했는데 반주 동안 킁킁 코 마시는 소리도 같이 들리는 부작용이...
추위와는 별개로 요새 저 노래가 너무 좋다. 제목은 Helgdagskväll i timmerkojan인데 번역하자면 ‘통나무 집에서의 휴일 저녁’. 마테이도 공식적인 행사에서 꽤나 많이 부르는 노랜데 그가 2011년에 낸 하이라이트 잡탕 앨범에도 수록돼 있다. 스웨덴 시인인 댄 안데르손이 1915년에 낸 시집 <숯지기의 노래 Kolvaktarens Visor>에 수록된 시 중 하나를 역시 스웨덴 음악가이자 가수인 스벤 스콜란더가 멜로디를 붙인 오리지날 스웨덴 노래다. 겁나 더운 요즘 들으면 괜시리 겨울이 그리워지면서 시원해지고 빡칠 때 들어도 합창 멜로디 때문에 열 받는 게 가라앉음. 여유로우면서도 슬픔과 외로움이 함께 느껴진다.
음악에서 같은 멜로디가 반복되는데 성악으로 나오다 마지막 페이즈에서 마테이의 예쁜 가성을 들을 수 있다. 반주가 아코디언으로만 되어 있어 목소리가 유난히 잘 들리는데 가사도 ‘별빛 아래에서 밤 안개가 피어난다’, ‘나무껍질로 덮인 지붕 위의 속삭임처럼’, ‘밤바람에 통나무가 흔들리고’ 같은 감성적인 내용으로 이뤄져 있다. 스웨덴어 구글 번역으로 돌린 거라 정확한 건지는 모름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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